당신, 지나간 시절들은 아름다웠는지요. 꿈과 그리움의 시간들이 단풍빛으로 화사하게 물들었는지요. 사랑하는 사람과 진실한 마음으로 오래오래 포옹할 수 있었는지요. 꾸중 듣지 않고 회사에서 윗자리로 곧잘 승진했는지요. 한 3년 고물차를 끌고 다니다 새로 마음에 드는 스포츠카를 마련했는지요. 굶지 않고 병들지 않고 하루하루를 보냈는지요.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는지요. 자신의 거짓말이 다른 사람에게 깊은 상처가 되고 폭력이 되지는 않았는지요. 십 원이나 백원 때문에, 먼저 주차할 공간 하나 때문에 내 앞의 사람과 싸우지는 않았는지요. 혹여, 꿈이나 그리움이 어디있는지 아무런 상관도 없이 그저 벌레처럼 돈 모으는 일에만 집착하지는 않았는지요...
파도소리가 싱싱합니다. 지나간 시간들, 따뜻했으나 쓰라린숨결들, 그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울지 마세요. 새로운 시간들은 늘 우리 앞에 펼쳐지는 법이니까요. 조천, 신비한 하늘의 아침처럼 말이지요. 당신, 내 앞에 내 옆에, 내 뒤에 무수히 서 있는 허물 많고 그리움 참 많은 당신, 힘내세요. 저기 새로운 시간들의 파도소리가 들리지 않으세요?
「곽재구의 포구기행 '신비한 하늘의 아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