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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2 08:08





러스킨은 사람들이 세부 사항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 때문에 고민했다. 그는 근대의 여행자들, 특히 기차를 타고 일주일에 유럽을 다 둘러본다고 [ 토머스 쿡 Thomas Cook(1808~1892, 영국의 침례교 전도사. 금주 캠페인 집회에 많은 사람들을 참석시키려고 단체 유료여행을 주선한 것이 유럽 단체 여행 개발의 시초가 되었다)]이 1862년에 처음 제공한 여행일정이다 ] 자랑하는 사람들의 맹목과 성급을 개탄했다. " 한군데 가만히 앉아 시속 150킬로미터로 달린다고 해서 우리가 조금이라도 더 튼튼해지거나, 행복해지거나, 지혜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아무리 느리게 걸어 다니면서 본다 해도, 세상에는 늘 사람이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 빨리 간다고 해서 더 잘 보는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귀중한 것은 생각하고 보는 것이지 속도가 아니다. 총알에게는 빨리 움직이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에게는-그가 진정한 사람이라면-느리게 움직이는 것이 해가 되지 않는다. 사람의 기쁨은 결코 가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태만에 워낙 익숙해 있기 때문에, 만일 어떤 사람이 한 장소에서 발을 멈추고 데생을 하는 데 필요한 시간 동안 그곳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으면 유별나다고, 어쩌면 위험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나무 한 그루를 그리는 데는 적어도 10분간의 예리한 집중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예쁜 나무라 하더라도 행인을 1분 이상 잡아둘 수 있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러스킨은 빨리, 그리고 멀리 여행하고 싶어하는 소망이 한곳에서 제대로 된 기쁨을 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즉 바구니 가장자리에 걸린 파슬리의 작은 가지 하나처럼 세밀한데서 기쁨을 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1864년 맨체스터에서 부유한 산업가들을 청중으로 앉혀놓고 열변을 토하다가 관광 산업에 대한 분노를 이런 식으로 표현했다. " 여러분은 기차를 타고 달리는 것도 기쁨의 하나라고 봅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샤펜하우젠 폭포 위에 철교를 세워놓았습니다. 여러분은 루체른 절벽에 있는 텔의 예배당 옆에 터널을 뚫었습니다. 여러분은 제네바 호수의 클라렌스 호숫가를 파괴했습니다. 영국에는 여러분이 으르렁거리는 불덩어리를 채워 넣지 않는 고요한 골짜기가 하나도 없으며, 외국도시도 여러분이 뻗어나가는 곳에는 사람을 잠식하는 하얀 나병 같은 호텔이 들어서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여러분은 알프스 산맥도 곰 사육장에서 곰들이 오르내리는 비누 기둥으로 여깁니다. 여러분은 그곳을 올라갔다가 다시 미끄러져 내려오며 '기쁨의 비명'을 질러댑니다."

말투는 신경질적이지만, 고민은 진짜다. 테크놀로지는 아름다움에 쉽게 다가가게 해줄지 모르지만, 그것을 소유하거나 감상하는 과정을 간단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사진은 무엇이 문제인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 러스킨은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 끔찍한 19세기가 인간에게 쏟아 부은 모든 기계적인 독 가운데 그래도 그것은 한가지 해독제를 제공했습니다." 이것은 러스킨이 1839년에 루이 자크 망데 다게르(1787~1851 사진을 발명한 프랑스인)의 발명품에 대해서 한 이야기이다. 러스킨은 1845년에 베네치아에서 은판 사진을 여러 장 만들어보고 그 결과에 기뻐했다. 그는 아버지에게 이렇게 썼다. "선명한 햇빛으로 만든 이 은판 사진은 아주 화려합니다. 궁전 자체를 들고 가는 것과 거의 같아요. 돌 조각 하나, 얼룩 하나 빠지는 것이 없습니다. 물론 비례에 대해서도 잘못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진이 그것을 찍는 사람들 다수에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그의 열의는 사그라졌다. 사람들은 적극적이며 의식적으로 보기 위한 보조 장치로 사진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을 대체하는 물건으로 사용하였으며, 그 결과 전보다 세상에 주의를 덜 기울이게 되었다. 사진이 자동적으로 세상의 소유를 보장해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러스킨은 데생에 대한 애착을 설명하면서[그는 어디를 가든 무엇인가를 스케치했다], 그러한 애착이 "명성이나 다른 사람들 또는 나 자신의 이익을 얻고자하는" 욕망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먹는 것이나 마시는 것과 비슷한 어떤 본능" 에서 생긴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 세 가지 행동의 공통점은 모두 자아가 세상의 바람직한 요소를 동화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즉, 바깥의 선善을 안으로 옮기는 것이다. 러스킨은 어린 시절에 풀의 생김새가 너무 좋아 자주 그것을 먹고 싶었지만, 점차 그것을 그리는 것이 낫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풀밭에 누워 자라는 풀잎을 그리곤 했다. 초원의 구석구석, 또는 이끼낀 강둑이 나의 소유가 될 때까지."[강조는 필자]

사진만으로는 그렇게 먹는 것을 보장할 수 없었고, 지금도 보장할 수 없다. 풍경의 진정한 소유는 그 요소들을 살피고 그 구조를 이해하고자 하는 의식적 노력에 달려있다. 우리는 눈만 뜨면 아름다움을 잘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이름다움이 기억 속에서 얼마나 오래 살아남느냐 하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얼마나 의도적으로 파악하느냐에 달려 있다. 카메라는 보는 것과 살피는 것 사이의 구별, 보는 것과 소유하는 것 사이의 구별을 흐려버린다. 카메라는 진정한 지식을 선택할 기회를 줄 수도 있지만 어느새 그 지식을 얻으려는 노력을 잉여의 것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카메라는 사진을 찍음으로써 우리 할 일을 다 했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장소-예를 들어 숲-를 제대로 먹으려면 '줄기와 뿌리와 어떻게 연결될까?' '안개는 어디서 올까?' '이 나무는 왜 저 나무보다 색이 짙을까?' 등의 문제를 계속 제기하게 된다. 스케치를 하는 과정에서는 은연중에 이런 질문을 하고 또 답을 찾게 된다.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 중 아름다움의 소유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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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이라면 여행의 기술 꼭 읽어보시길.


하나씩 타이핑 하면서 다시 읽어봐도 역시 좋다. 
내게 와락 하고 다가왔다. 존러스킨이, 그의 생각이, 그를 추천한 알랭드보통이


여행의 기술을 추천한 것은 인도여행 중 다르질링에서 만난 신영이였다.
고마워, 신영아 덕분에 좋은 책 잘 읽었다.

여행의 기술은 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여행지에서도, 집에 돌아오고나서도
어느타이밍에나 읽어봐도 좋은 책일것 같다.
역시나 알랭드보통횽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이책은 여행에 대하여 출발,동기,풍경,예술,귀환 크게 다섯가지 분류로 나눈뒤
장소와 그를 그곳으로 안내한 안내자들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사실 그부분에 대해서는 나와 일맥 상통하는 면이 있다. 나를 인도로 안내한 것은 류시화였다.)

출발과 동기 부분에서 나오는 보들레르와 워즈워스에 대한 이야기도 참 좋았고
예술에 대한 부분에서는 존 러스킨과 빈센트 반고흐 부분은 그냥 빠져들었다.
공교롭게도 나와 오빠는 내가 3년전 구입한 별이 빛나는 밤에 2000조각짜리 퍼즐을 맞추는 중이다.
(3년동안 포기했는데 오빠가 다시 해보자고 해서 하는중이다)
가장 힘든 부분인 나무를 맞추는 오빠에게 힘이 되어주는 문구가 여럿 있었다. 
그나무의 이름이 사이프러스라는 것도 여행의 기술 덕분에 알았다.
참, 타이밍 절묘하기도 하네. 


저렴하게 구입했는데, 책값 본전 뽑고도 남았다. 아니 뭔가 더 지불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Posted by 어흥:)